나의 소망 / 황금찬 나의 소망 황금찬 정결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리라 그렇게 맞이한 이 해에는 남을 미워하지 않고 하늘같이 신뢰하며 욕심없이 사랑하리라. 소망은 갖는 사람에겐 복이 되고 버리는 사람에겐 화가 오느니 우리 모두 소망 안에서 살아갈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후회로운 삶을 살지 않고 언제나 광.. 간직하고 싶은 시.. 2011.01.01
편지 / 유치환 편지 /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에.. 간직하고 싶은 시.. 2010.12.15
무슨 말인가 더 드릴 말이 있어요 / 김용택 무슨 말인가 더 드릴 말이 있어요 김 용 택 오늘 아침부터 눈이 내려 당신이 더 보고 싶은 날입니다. 내리는 눈을 보고 있으면 당신이 그리워지고 보고 싶은 마음은 자꾸 눈처럼 불어납니다. 바람 한점 없는 눈송이들은 빈 나뭇가지에 가만히 얹히고 돌멩이 위에 살며시 가 앉고 땅에도 가.. 간직하고 싶은 시.. 2010.12.09
귀천 (歸天) / 천상병 귀천 (歸天) /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 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간직하고 싶은 시.. 2010.12.06
겨울 길을 간다 / 이해인 겨울 길을 간다 / 이 해 인 겨울길을 간다. 봄 여름 데리고 호화롭던 숲 가을과 함께 서서히 옷을 벗으면 텅 빈 해질녘에 겨울이 오는 소리 문득 창을 열면 흰 눈 덮인 오솔길 어둠은 더욱 깊고 아는 이 하나 없다. 별 없는 겨울 숲을 혼자서 가니 먼 길에 목마른 가난의 행복 고운 별 하나 가슴에 묻고 겨.. 간직하고 싶은 시.. 2010.11.26
담쟁이 / 오수니 담쟁이 오수니 너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모른다. 가로막는 담, 가파른 온 몸으로 타고 오른다. 나의 길은 사방으로 뻗어갔으나 미망인듯 모든 것은 엉클어지고 마음만 갈팡질팡할 때에 함께 따라오르던 이파리들도 서서히 지쳐가면서 하나씩 내 곁을 떠나갔다. 천지에 들어난 나의 궁색 .. 간직하고 싶은 시.. 2010.11.23
11월의 노래 / 김용택 11월의 노래 김용택 해 넘어가면 당신이 더 그리워집니다. 잎을 떨구며 피를 말리며 가을은 자꾸가고.. 당신이 그리워서 마을 앞에 나와 산그늘 내린 동구길 하염없이 바라보다 산 그늘도 가버린 강물을 건넙니다. 내 키를 넘는 마른 풀밭들을 헤치고 강을 건너 강가에 앉아 헌옷에 붙은 풀씨들을 떼어.. 간직하고 싶은 시.. 2010.11.19
담쟁이 / 도종환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 간직하고 싶은 시.. 2010.11.06
11월의 기도 / 박소향 11월의 기도 박소향 가지가 나뭇잎을 비우듯 나도 조용히 비워지고 싶다. 바람 스산히 지나가는 거리마다 혼자 묻힌 고독에도 너무 황홀한 장미빛 낙엽이고 싶다. 구름도 때로 비되어 내리고 기다린 한 철 눈 되어 내리는데 무거운 어둠 쏟아놓지 못한 가슴으론 침묵의 무게만으로도 벅찬것을 아 그래.. 간직하고 싶은 시.. 2010.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