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시(靑枾) / 김달진 청시(靑枾) / 김달진 6월의 꿈이 빛나는 작은 뜰을 이제 미풍(微風)이 지나간 뒤 감나무 가지가 흔들리우고 살찐 암록색(暗綠色) 잎새 속으로 보이는 열매는 아직 푸르다. 간직하고 싶은 시.. 2011.06.20
유월의 언덕 / 노천명 유월의 언덕 / 노천명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하늘은 사뭇 곱기만 한데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고 안으로 안으로만 들다. 이 인파 속에서 고독이 곧 얼음모양 꼿꼿이 얼어 들어옴은 어쩐 까닭이뇨. 보리밭엔 양귀비꽃이 으스러지게 고운데 이른 아침부터 밤이 이슥토록 이야기 해볼 사람은 없어 파.. 간직하고 싶은 시.. 2011.06.20
장미를 생각하며 / 이해인 장미를 생각하며 우울한 날은 장미 한 송이 보고 싶네 장미 앞에서 소리내어 울면 나의 눈물에도 향기가 묻어날까 감당 못할 사랑의 기쁨으로 내내 앓고 있을 때 나의 눈을 환히 밝혀주던 장미를 잊지 못하네 내가 물 주고 가꾼 시간들이 겹겹의 무늬로 익어 있는 꽃잎들 사이로 길이 열리네 가시에 찔.. 간직하고 싶은 시.. 2011.06.02
라일락 / 정두리 라일락 / 정두리 가지마다 숨겨진 작은 향기 주머니 이름 석 자 뒤에도 묻어나는 냄새 향기로만 나무가 되려는 나무 소올솔 작은 주머니가 올을 풀어서 봄 하늘을 향긋하니 덮어 버렸다. 간직하고 싶은 시.. 2011.05.04
사랑법 / 강은교 사랑법 /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것 침묵할 것. 그대의 살 속의 오래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 있는 누워 있는 구름, 결코 잠.. 간직하고 싶은 시.. 2011.05.02
진달래 꽃 / 김소월 진달래 꽃 /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 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간직하고 싶은 시.. 2011.04.25
사랑한다는 것으로 / 서정윤 사랑한다는 것으로 서정윤 사랑 한다는 것으로 새의 날개를 꺽어 너의 곁에 두려 하지 말고 가슴에 작은 보금자리를 만들어 종일 지친 날개를 쉬고 다시 날아갈 힘을 줄수 있어야 하리라. 간직하고 싶은 시.. 2011.04.03
쨍한 사랑노래 / 황동규 쨍한 사랑노래 황동규 게처럼 꽉 물고 놓지 않으려는 마음을 게 발처럼 뚝뚝 끊어버리고 마음없이 살고 싶다. 조용히, 방금 스쳐간 구름보다도 조용히, 마음 비우고가 아니라 그냥 마음 없이 살고 싶다. 저물켝, 마음속 흐르던 강물들 서로 얽혀 온 길 갈 길 잃고 헤맬 때 어떤 강물은 가슴 답답해 둔치.. 간직하고 싶은 시.. 2011.03.30
3월에는 / 최영희 3월에는 최영희 어디고 떠나야겠다. 제주에 유채꽃 향기 늘어진 마음 흔들어 놓으면 얕은 산자락 노란 산수유 봄을 재촉이고 들녘은 이랑마다 초록 눈, 갯가에 버들개지 살이 오르는 삼월에는 어디고 나서야겠다. 봄볕 성화에 견딜 수 없다.. 간직하고 싶은 시.. 2011.03.06
마음 화상 / 김초혜 마음 화상(火傷) 김초혜 그대가 그림속의 불에 손을 데었다면 나는 금세 3도 화상을 입는다 마음의 마음은 몇번이고 몇번이고 화상을 입는다 2008년 제20회 정지용 문학상 수상작 김초혜(金初蕙) ( 1943년 9월 4일 ~ ) 시인 소설가 조정래의 부인이다. 충청북도 청주에서 출생하였고, 동국대학.. 간직하고 싶은 시.. 2011.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