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우면 가리라 / 이정하 그리우면 가리라 / 이정하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지나는 바람을 잡고 나는 눈물을 쏟았다. 그 흔한 약속하나 챙기지 못한 나는 날마다 두리번 거렸다. 그대와 닮은 뒷모습 하나만 눈에 띄어도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들개처럼 밤새 헤매어도 그대 주변엔 얼씬도 못했다. 냄새만 킁킁거리다가 우두.. 간직하고 싶은 시.. 2010.05.24
벽에 기대어 / 김경훈 벽에 기대어 / 김경훈 어린 시절 자꾸만 짧아지는 햇살의 꼬리를 부여잡고 담벼락에 기대어 따스함을 오랫동안 누리고 싶어하던 묵은 기억이 있다. 노을이라 이름하는 풍경에 기대어 부러움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저녁에는 그 언제던가 오래전 사랑이라는 이름의 가슴에 기대어 편안히 잠들던 그 날도.. 간직하고 싶은 시.. 2010.05.24
한 사람을 사랑했네 / 이정하 한 사람을 사랑했네 / 이정하 삶의 길을 걸어가면서 나는, 내 길보다 자꾸만 다른 길을 기웃거리고 있었네 함께 한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로 인한 슬픔과 그리움은 내 인생 전체를 삼키고도 남게 했던 사람 만났던 날보다 더 사랑했고 사랑했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그리워했던 사람 뜬눈으로.. 간직하고 싶은 시.. 2010.05.24
소 망 / 박진식 소 망 박진식 새벽 겨우 겨우 라도 잠자리에서 일어나 아침햇살을 볼 수 있기를 아무리 천대받는 일이라 할지라도 일을 할 수 있기를 점심에 땀 훔치며 퍼져버린 라면 한끼라도 먹을 수 있기를 저녁에는 쓴 소주 한잔 마시며 집으로 돌아오는 기쁨을 느낄 수 있기를 타인에게는 하잘것없.. 간직하고 싶은 시.. 2010.05.20
잊혀지는 것 / Edna St. Vincent Millay 잊혀지는 것 / Edna St. Vincent Millay 난 항상 그랬다. 누군가가 보고 싶으면 꼭 봐야만 했고. 목소리가 듣고 싶으면 꼭 수화기를 들어야만 했다. 헤어짐엔 꼭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건 꼭 알아야만 했다. 알고 나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면 받아들이지 않았고, 사람 마음은 노력하면 움직.. 간직하고 싶은 시.. 2010.05.17
오월을 드립니다 / 오광수 오월을 드립니다 / 오광수 당신 가슴에 빨간 장미가 만발한 5월을 드립니다 5월엔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생길겁니다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느낌이 자꾸 듭니다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많이 많이 생겨나서 예쁘고 고른 하얀 이를 드러 내며 얼굴 가득히 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 당신 .. 간직하고 싶은 시.. 2010.05.12
서 시 / 윤동주 서 시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 가야 겠다. 오늘밤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간직하고 싶은 시.. 2010.04.30
푸른 오월 / 노천명 노천명의 "푸른 오월" 청자빛 하늘이, 육모정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 잎에 여인네 맵시 위에 감미로운 첫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은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 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 속으로 몰려드는 향수.. 간직하고 싶은 시.. 2010.04.30
순간 / 문정희 순 간 / 문정희 찰랑이는 햇살처럼 사랑은 늘 곁에 있었지만 나는 그에게 날개를 달아주지 못했다. 쳐다보면 숨이 막히는 어쩌지 못하는 순간처럼 그렇게 눈부시게 보내 버리고 그리고 오래오래 그리워했다. 문정희(文貞姬, 1947년 5월 25일 ~ ) 시인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동대 대학원 졸업 서.. 간직하고 싶은 시.. 2010.04.26
4월의 노래 / 박 목월 4월의 노래 / 박 목 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지를 .. 간직하고 싶은 시.. 2010.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