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 / 김용택 쉬는 날 / 김용택 사느라고 애들 쓴다. 오늘은 시도 읽지 말고 모두 그냥 쉬어라. 맑은 가을 하늘가에 서서 시드는 햇빛이나 발로 툭툭 차며 놀아라. 간직하고 싶은 시.. 2016.10.31
풍경달다 / 정호승 풍경달다 / 정호승 운주사 와불님 뵙고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소리 들리면 보고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그의 시집 중 * 1950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2.. 간직하고 싶은 시.. 2016.09.05
키 / 유안진 키 유안진 부끄럽게도 여태껏 나는 자신만을 위하여 울어 왔습니다. 아직도 가장 아픈 속울음은 언제나 나 자신을 위하여 터져 나오니.. 얼마나 더 나이 먹어야 마음은 자라고 마음의 키가 얼마나 자라야 남의 몫도 울게 될까요. 삶이 아파 설운 날에도 나 외엔 볼 수 없는 눈 삶이 기뻐 웃.. 간직하고 싶은 시.. 2016.07.15
오늘은 마음 빨래하는 날 / 김학주 오늘은 마음 빨래하는 날 마음 방 여기저기 처박어 놓은 나의 사치들을 꺼내서 마음 빨래를 해야겠어요. 욕심 밑에 몰래 숨겨둔 고민을 꺼내서 힘껏 손 방망이질하고 시기 질투 뒤에 숨겨둔 슬픔도 꺼내서 세탁기에 돌리고 돌리고 깨끗이 빨래한 마음들은 햇빛에 뽀송뽀송 말려서 다 딤.. 간직하고 싶은 시.. 2016.03.19
내 마음의 빈터 / 이정하 내 마음의 빈터 이정하 가득 찬 것보다는 어딘가 좀 엉성한 구석이 있으면 왠지 마음이 편해지는 걸 느낍니다. 심지어는 아주 완벽하게 잘생긴 사람보다는 외려 못생긴 사람에게 자꾸만 마음이 가는 것을 느낍니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난 나의 많은 것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어지지요. .. 간직하고 싶은 시.. 2015.12.29
다시 누군가를 / 김재진 다시 누군가를 김 재 진 누군가를 사랑 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아픔을 사랑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 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햇볕과 그 사람의 그늘을 분별하지 않고 받아 들이는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두운 밤 나란히 걷는 발자국 소리같아 멀어져도 도란도란 가지련한 .. 간직하고 싶은 시.. 2015.12.29
한번쯤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 김재진 한번쯤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김재진 한번쯤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그때 그 용서할 수 없던 일들 용서할 수 있으리 자존심만 내세우다 돌아서고 말던 미숙한 첫사랑도 이해할 수 있으리 모란이 지고 나면 장미가 피듯 삶에는 저마다 제철이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찬물처럼 들이키리 한.. 간직하고 싶은 시.. 2015.12.29
사랑의 인사 / 이해인 사랑의 인사 이해인 길이신 예수님, 어서 오십시오 길 위에서 길을 잃고 오랜시간 헤매느라 지치고 남루한 저의 발걸음 그대로 당신을 경배해도 되겠습니까 어리석은 제가 당신께 드리는 첫 인사가 오늘만큼은 그래도 한 톨의 지혜임을 믿게 하소서. 사랑이신 예수님, 어서 오십시오 모.. 간직하고 싶은 시.. 2015.12.29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 이해인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이해인 나는 문득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누군가 이사오길 기다리며 오랫동안 향기를 묵혀둔 쓸쓸하지만 즐거운 빈집 깔끔하고 단정해도 까다롭지 않아 넉넉하고 하늘과 별이 잘 보이는 한 채의 빈집 어느 날 문을 열고 들어올 주인이 '음, 마음에 .. 간직하고 싶은 시.. 2015.10.05
8월의 시 / 오세영 8의 시 오세영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 간직하고 싶은 시.. 2015.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