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오수니
너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모른다.
가로막는 담, 가파른
온 몸으로 타고 오른다.
나의 길은
사방으로 뻗어갔으나
미망인듯
모든 것은 엉클어지고
마음만 갈팡질팡할 때에
함께 따라오르던 이파리들도
서서히 지쳐가면서
하나씩 내 곁을 떠나갔다.
천지에 들어난 나의 궁색
하지만 쉽게 그만두지 못하는 게
사랑이었다.
면벽한 채로
나는 기다리고 있다.
생각의 갈피를 가다듬고
새로운 잎 돋아나 주기를
너를 만나러 가는 길
참으로
멀다.
2009년
라디오 코리아(LA) 당선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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