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직하고 싶은 시..

잊혀지는 것 / Edna St. Vincent Millay

나의 정원 2010. 5. 17. 19:21

 

 

 

 

잊혀지는 것    /    Edna St. Vincent Millay

 


난 항상 그랬다.
누군가가 보고 싶으면 꼭 봐야만 했고.
목소리가 듣고 싶으면 꼭 수화기를 들어야만 했다.

헤어짐엔 꼭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건 꼭 알아야만 했다.
알고 나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면
받아들이지 않았고,
사람 마음은
노력하면 움직이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난.
그렇게 지겹게 그를. 또 나를 괴롭혔나 보다.
그래서 그렇게
술 마신 밤이면 미친 듯이 전화를 걸어댔나 보다.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보고 싶다고 다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나의 사랑이 깊어도
이유 없는 헤어짐은 있을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없어도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사람의 마음이란 게
아무 노력 없이도 움직일 수 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움직여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 속에 있을 때 더 아름다운 사람도
있다는 것을.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오듯

사람도
기억도
이렇게
흘러가는 것임을...

 

 

 

 

 

 

 

 

 

  

 

에드나 빈센트 밀레이

Edna St. Vincent Millay (1892-1950) 

미국의 여성 시인이자 극작가. 메인 주의 로클랜드에서 태어나 바사 대학을 졸업하던 해에

첫 시집 <재생(Renascence and Other Poems)>을 펴내었다.

이 시집의 완숙한 기교와 신선감, 그리고 아름다움에 대한 동경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녀는 소넷(sonnet) 형식의 시에서 특히 빛이 나는 순수한 서정시인이었지만, 정치, 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보였으며 여배우로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두 번째의 사월(Second April)>, 퓰리처상을 받은 <하프 제작자의 발라드(Ballad of The Harp Weaver)>, <한밤의 대화(Conversation at Midnight)> 등의 시집과 희곡 작품 <왕녀와 시동과의 결혼(The Prince Marries the Page)> 등이 알려져 있다.

그녀는 대담할 정도로 솔직한 관능적 표현과 자기 시대의 정신에 걸 맞는 새로운 자유와 모럴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며 산 것으로도 유명하다.

 

소넷(sonnet):

소곡(小曲) 또는 14행시(行詩)를 말한다.

13세기 이탈리아의 민요에서 파생된 것이며, 단테나 페트라르카에 의하여 완성되었고, 르네상스시대에는 널리 유럽 전역에 유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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