쨍한 사랑노래
황동규
게처럼 꽉 물고 놓지 않으려는 마음을
게 발처럼 뚝뚝 끊어버리고
마음없이 살고 싶다.
조용히, 방금 스쳐간 구름보다도 조용히,
마음 비우고가 아니라
그냥 마음 없이 살고 싶다.
저물켝, 마음속 흐르던 강물들 서로 얽혀
온 길 갈 길 잃고 헤맬 때
어떤 강물은 가슴 답답해 둔치에 기어올랐다가
할 수 없이 흘러내린다.
그 흘러내린 자리를
마음 사라진 자리로 삼고 싶다.
내림 줄 쳐진 시간 본 적이 있는가?
시집 "우연에 기댈 때도 있었다" 중에서
'간직하고 싶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달래 꽃 / 김소월 (0) | 2011.04.25 |
---|---|
사랑한다는 것으로 / 서정윤 (0) | 2011.04.03 |
3월에는 / 최영희 (0) | 2011.03.06 |
마음 화상 / 김초혜 (0) | 2011.02.21 |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 이기철 (0) | 2011.0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