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직하고 싶은 시..

꽃 / 김춘수

나의 정원 2010. 8. 31. 19:59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