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직하고 싶은 시..

사 연 / 도종환

나의 정원 2010. 7. 26. 20:34

  

 

 

 

사    연 


                        도종환

한평생을 살아도

말 못하는 게 있습니다.

 

모란이 그 짙은 입술로

다 말하지 않듯

 

바다가 해일로 속을 

다 드러내 보일 때도
해초 그 깊은 곳을

하나도 쏟아 놓지 않듯


사랑의 새벽과 그믐밤에 대해

말 안하는 게 있습니다.


한평생을 살았어도

저 혼자

노을 속으로 가지고 가는
아리고 아픈 이야기들

하나씩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