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직하고 싶은 시..

奉別蘇判書世讓(봉별소판서세양) / 황진이

나의 정원 2011. 7. 29. 22:39

 

 

이별 없는 사랑이 없다지만, 
잦은 이별은 그녀의 마음을 멍들게 했을까. 
소세양과의 30일간의 사랑은 참으로 애틋하다. 
황진이와 사랑을 나눈 소세양은 중종 4년에 등과하여 
시문에 능했고, 벼슬이 대제학까지 오른 인물이었다. 
소세양은 젊어서부터 여색을 밝혔다고 전한다. 
송도의 명기 황진이가 절세 미인이라는 소문을 들은 
소세양은 “황진이가 절색이라고는 하지만, 나는 그녀와 
30일만 함께 하고 깨끗하게 헤어질 것이다. 만약 하루라도 
더 머물게 된다면 너희들이 나를 인간이 아니라고 해도 좋다.” 
황진이를 만난 소세양은 30일의 약속으로 동거에 들어갔다.
마침내 약속한 날짜가 다가오자 소세양은 황진이와 함께 
이별의 술잔을 나누었다. 
황진이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하고 있다가
 시 한 수를 소세양에게 써주었다. 
그녀의 시 한 수는 소세양의 마음을 움직였고, 
친구들은 약속을 어긴 소세양을 인간이 
아니라고 놀렸다 한다.
 

 奉別蘇判書世讓(봉별소판서세양)
소세양 판서를 보내며
황진이

                                               月下梧桐盡(월하오동진)   달빛 아래 오동잎 모두 지고
                                            霜中野菊黃(설중야국황)   서리 맞은 들국화는 노랗게 피었구나.
                                                  樓高天一尺(누고천일척)   누각은 높아 하늘에 닿고
                                            人醉酒千觴(인취주천상)   오가는 술잔은 취하여도 끝이 없네.
                                               流水和琴冷(유수화금랭)   흐르는 물은 거문고와 같이 차고
                                              梅花入笛香(매화입적향)   매화는 피리에 서려 향기로워라
                                                 明朝相別後(명조상별후)   내일 아침 님 보내고 나면
                                             情與碧波長(정여벽파장)   사무치는 정 물결처럼 끝이 없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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