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사과
박효석
사과가 오래되니
어머니의 얼굴 손등과 같이
쭈글쭈글 주름이 졌다
검은 버섯이 생기기도 하고 군데군데 짓무른 것이
꼭 어머니와 같다
짓무른곳을 도려내며 남아있는 살을 먹다가
마치 어머니의 남은 生을 먹고 있는 것은 아닌지
먹고 있던 사과를 그만 놓아 버렸다
어머니의 미소같이 그래도 입안에
남아있는
오래된 사과의 향기는 그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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