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직하고 싶은 시..

담쟁이 / 오수니

나의 정원 2010. 11. 23. 09:39

 

 

 

 

 

 

 

 

       담쟁이

 

                        오수니 

 

 
너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모른다.
가로막는 담, 가파른
온 몸으로 타고 오른다.
 
나의 길은
사방으로 뻗어갔으나 
미망인듯
모든 것은 엉클어지고 
마음만 갈팡질팡할 때에 

 

함께 따라오르던 이파리들도
서서히 지쳐가면서
하나씩 내 곁을 떠나갔다.
 
천지에 들어난 나의 궁색
하지만 쉽게 그만두지 못하는 게
사랑이었다.
 
면벽한 채로
 
나는 기다리고 있다.
생각의 갈피를 가다듬고
새로운 잎 돋아나 주기를
 
너를 만나러 가는 길
참으로
멀다.

 

 

 

 

 

 

 

 

 

 

 

 2009년

라디오 코리아(LA)  당선 시